사회
훈육 한번에 '아동학대범' 낙인, 교사의 눈물
수업 중 학생을 지도했다는 이유로 한 교사가 167일간 아동학대 가해자로 내몰렸다. 경찰의 '혐의없음' 통지서를 받기까지 5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수업 태도가 불량한 학생에게 교칙에 따라 벌점을 부과한 평범한 생활지도는 혹독한 시련의 시작이었다. 학생의 보호자는 교사가 폭언을 했다며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이는 사실이 아니었음에도 비극의 서막이 되었다.학교 관리자들은 사태를 조용히 덮는 데 급급했다. 교육청 조사가 나오면 일이 커진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사과를 종용했다. 교사는 굴욕적인 사과와 함께 담당 학급 교체까지 수용했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보호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성희롱 주장까지 덧붙여 2차 민원을 제기했고, 교육청은 이를 근거로 학교에 아동학대 신고를 안내했다. 의심만으로도 교사는 잠재적 범죄자가 되어 조사와 수사라는 긴 터널로 진입했다.

서이초 사건 이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교육감 의견서' 제도가 도입됐다. 교육감이 사안을 검토해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을 수사기관 등에 제출하면, 이를 참고해 사건을 처리하도록 한 것이다. 이 교사의 경우에도 서울시교육감은 교육지원청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서를 구청과 경찰서에 전달했다. 제도의 취지대로라면 이 교사는 억울한 굴레에서 조속히 벗어났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교육감의 의견서에도 불구하고 구청은 '추가 피해 아동 파악'을 명분으로 해당 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를 강행했다. 학교 측이 교권 침해와 설문 결과의 신빙성 문제를 제기하며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구청은 '전수조사가 기본 원칙'이라며 이를 묵살했다. 사실상 별건 수사를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이 조치로, 교사는 동료와 학생들 앞에서 아동학대범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긴 채 서야 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이 교사 한 명만의 사례가 아니다. 최근 2년간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로 판단한 1023건의 아동학대 신고 중, 수사 개시 전에 종결된 사례는 16.2%에 불과했다. 나머지 84%에 가까운 교사들은 교육감의 판단과 무관하게 그대로 정식 입건되어 고통스러운 수사 과정을 겪어야 했다. 최종적으로 기소된 비율이 3.3%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얼마나 많은 교사가 무고하게 시달리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167일 만에 경찰로부터 무혐의 통보를 받았지만, 이 교사는 여전히 검찰의 최종 처분을 기다리는 신세다. 기나긴 조사와 수사 과정에서 얻은 것은 불면증과 극심한 스트레스, 그리고 정신과 치료 기록뿐이다.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는 순간 교사는 어떤 방어 수단도 없이 홀로 버텨야 하는 현실 속에서, 교권 보호를 외치며 도입된 제도는 현장에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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