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참사 3년 만에야…정부-유가족, 갈등 끝내고 '첫 공식 추모식' 연다

기사입력 2025.10.29. 오후 01:18
 참혹했던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 되는 오는 29일, 정부와 유가족이 처음으로 손을 맞잡고 공식적인 추모의 자리를 마련한다. 행정안전부는 유가족협의회, 시민대책회의, 서울시와 공동으로 29일 오전 10시 29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주기 기억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간 추모의 방식과 진상 규명을 둘러싸고 정부와 유가족 간에 깊은 골이 패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공동 주최는 그 자체로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참사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와 유가족이 하나의 목소리로 희생자들을 기리고 아픔을 나누는 자리가 공식적으로 마련된 것으로, 이는 갈등을 넘어 화해와 위로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이번 기억식은 희생자들을 향한 진정한 애도와 추모의 마음을 담아 엄숙하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진다. 행사는 참사 발생 시각을 되새기는 의미에서 오전 10시 29분, 서울 전역에 1분간 울려 퍼지는 추모 사이렌과 함께 시작된다. 사이렌 소리에 맞춰 모든 시민이 잠시 일상을 멈추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가진다. 이후 송해진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영상 추모사, 우원식 국회의장, 송기춘 10·29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장, 그리고 배우 문소리의 추모사가 이어지며 사회 각계각층의 위로와 다짐을 전할 예정이다. 정부 대표로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처음으로 참석해 자리를 지키며, 약 2천 명의 시민이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추모의 깊이를 더할 문화 예술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참사 발생 이후 지난 3년간의 시간을 돌아보고, 진정한 애도와 철저한 진상 규명을 다짐하는 내용의 추모 영상이 상영되어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릴 예정이다. 또한,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대표가 직접 추모글을 낭독하며 국경을 넘어선 슬픔과 연대의 마음을 나눈다. 박소란 시인은 희생자들을 위해 쓴 추모시를 직접 낭송하고, 가수 안예은은 '상사화'와 '만개화'를 부르며 떠나간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무대를 꾸민다. 희생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찬란히 빛나는 나의 별' 뮤지컬 공연은 슬픔을 넘어 희망을 이야기하며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정부는 이번 3주기 기억식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유가족의 상처를 보듬는 지속적인 노력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와 유가족이 함께 마음을 모아 준비한 첫 공식 추모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는 고귀한 생명을 잃은 희생자들을 끝까지 기억하고, 유가족이 겪은 아픔을 함께 보듬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행사는 10·29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의 공동선언문 낭독으로 마무리되며,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모두의 결의를 다지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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