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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주 내’ 발언은 연막..‘한밤의 해머’ 때렸다

 2025년 6월 22일 늦은 오후, 미국의 B-2 스텔스 폭격기 조종사들이 미주리주에 무사히 착륙하며 이란 내 3개 핵 시설 공습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전해졌다. 이번 작전에서 사상자는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종사들에게 직접 감사를 표하며 “훌륭한 임무 수행에 감사하다”라고 격려했다. 소셜미디어와 주요 외신들은 이란 핵 시설이 입은 피해가 엄청나다며, 타격이 강력하고 정확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습은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라는 작전명 아래 진행됐으며, 이란의 핵시설 포르도, 이스파한, 나탄즈 등 세 곳을 목표로 했다. 작전의 핵심은 고도의 기만술에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의 사설 클럽에서 동부 표준시 기준 6월 21일 토요일 오후 최종 공격 명령을 내렸으며, 공격 시기를 예측할 수 없도록 해 모든 이의 예상 밖 상황을 연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미군의 B-2 폭격기 편대는 태평양을 횡단해 서쪽으로 비행했는데, 이 비행 경로는 외부에서 탐지되어 이란과 국제사회에 ‘협상’을 위한 시위성 움직임으로 오해되기도 했다.

 

그러나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이 비행이 전술적 기습 공격을 위한 미끼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B-2 폭격기 편대가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완전한 은밀한 비행으로 동쪽 방향으로 날아가 실제 공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22일 새벽 12시 30분, B-2 폭격기가 이란 영공에 진입하는 순간 아라비아해에 배치된 칼빈슨 항공모함 타격단의 잠수함이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24발을 발사하며 공습을 개시했다. B-2 폭격기는 오전 2시 10분부터 2시 35분 사이에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고, 뒤이어 토마호크 미사일이 이스파한 시설을 공격하며 공격이 연속적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시간 간격은 B-2의 기습 공격이 원활히 이어지도록 치밀하게 계획된 결과였다.

 

이번 작전에는 무려 125대의 항공기가 동원되었고, 토마호크 미사일과 함께 총 14발의 대규모 벙커버스터 폭탄이 투입됐다. 특히 이번이 미군이 벙커버스터 폭탄을 전투에서 직접 사용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벙커버스터는 깊숙이 숨겨진 지하 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강력한 폭탄으로, 이번 공습의 핵심 무기 역할을 했다.

 

헤그세스 장관과 댄 케인 합참 의장은 이번 B-2 폭격기 작전이 37시간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이는 B-2 작전 역사상 두 번째로 긴 비행 기록이라고 밝혔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초기의 40시간 왕복 비행이 최장 기록이다.

 

공습 직전까지도 사전 암시는 없었다. 백악관은 6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2주 내” 공격 결정을 내릴 것이라 발표했지만, 이는 이란과 국제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연막 작전이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예기치 않게 뉴저지에서 워싱턴 DC로 이동해 긴급 상황실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부통령 JD 밴스,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국방장관 헤그세스 등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모두 함께했다. 이로써 ‘2주 내’라는 발언이 사실상 작전을 위한 시간 벌기였음이 드러났다.

 

 

 

공습 직후 공개된 민간 위성 사진에서는 미국 벙커버스터 폭탄이 떨어진 지점으로 추정되는 포르도 핵시설 전경에 6개의 커다란 구멍과 잔해들이 선명히 확인됐다. 이는 미군의 정밀 타격이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입증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 작전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하는 데 집중했으며,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주간 목표 위치 선정과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며, “엄청난 정밀함과 최상의 작전 보안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밴스 부통령은 NBC ‘미트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으로 인해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번 공습 이후에도 미국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전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 출신이자 중동연구소 연구원인 조셉 보텔은 이번 작전을 평가하며, 필요한 경우 재공격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 목표 설정 과정에서는 목표 타격 후 평가를 거쳐 필요한 경우 재공격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은 중동 지역 안보 긴장을 크게 고조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은 정밀하고 기민한 작전으로 인명 피해 없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강력한 군사력을 과시했다. 향후 국제 사회의 반응과 이란의 대응이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작전이 중동의 전략적 판도에 미칠 영향은 계속해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