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힘, 김민석 청문회 보이콧도 검토..국회 파장 예고

 국민의힘은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예정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최소 사흘로 연장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도덕성, 정책 능력, 안보관, 과거 행적, 그리고 이념 성향 전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지금과 같은 형식적 청문회로는 국민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김 후보자가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유튜브 방송 출연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청문회에 필요한 자료를 성실히 제출하고 의혹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총리놀이’를 그만두고 사퇴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매우 많다고 지적했다. 중국 칭화대 석사 학위 취득 과정에서의 문제, 불투명한 스폰서 관계, 6억 원에 달하는 현금 재산 신고 누락, 자녀의 홍콩대 인턴 경력과 해외 고액 유학 ‘아빠 찬스’, 위장 전입,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과거 반미 행적 등이 그것이다. 또한 정책 역량과 공직 윤리 측면에서도 많은 의혹이 쌓여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자 측은 증인과 참고인 채택을 거부하고, 청문회에 필요한 자료 제출에도 적극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청문회 당시 3일간 철저한 검증을 실시했던 점을 거론하며, 국무총리라는 국정 총괄 자리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훨씬 더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 형식적인 이틀짜리 청문회로 면죄부를 주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청문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대통령과 총리가 나서서 ‘방탄 입법’을 추진하는 상황을 ‘적반하장’이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최근 오찬 회동을 갖고 협치의 물꼬가 트이는 듯했지만, 23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는 다시 전면전 태세로 돌아섰다.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기에 더불어민주당 단독 처리도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이를 막을 뾰족한 수단이 없어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전에 전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국회 국무총리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특위 야당 간사 배준영 의원은 “당이 요구한 873건의 자료 중 단 201건(23%)만 정상 제출됐다”며 “증인과 참고인 채택 문제도 더불어민주당이 거부해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이번 청문회는 역대 처음으로 증인·참고인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보이콧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사청문특위 소속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 관련 ‘검은봉투법’을 발의했다. 이 법은 책 출판 수익을 정치자금으로 엄격히 관리하고 정가 이상으로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 의원은 김 후보자가 받은 현금 봉투 관련 의혹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민이 대신 갚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5년간 5억 원을 벌었는데 13억 원을 썼고, 그중 2억 원은 전 배우자가 썼다니 나머지 6억 원이 빈 것”이라고 주장했다.

 

5선 중진 김기현 의원 역시 이 대통령에게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거나 자진 사퇴를 권고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태도를 ‘배짱 부리기’로 규정하며 “주말까지 단 2건의 자료만 제출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공세를 ‘맹목적인 발목잡기’라고 일축하며, 김 후보자 인준에 대승적 협조를 요청했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협의할 시간도 없이 당리당략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고,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무분별한 인사 공격을 중단하고 검증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청문회가 아니라 공작·기획·날조에 힘쓰고 있다”고 비판하며, 민주당은 정부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내에서도 김 후보자 엄호가 이어졌다. 정청래 의원은 “김민석을 지키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고, 박찬대 의원도 “함께 비를 맞는 심정으로 응원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19일 발달장애인 일터 방문, 20일 대구 AI 산업 간담회 등 현장 행보를 계속하며 임명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여권에서는 김 후보자 임명을 기정사실화하고 야권 공세를 넘어서는 ‘굳히기 전략’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간 날선 대립 속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초유의 증인·참고인 없는 채 진행될 전망이며, 정치권은 거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