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달리던 트럭서 바퀴가 ‘쾅’..여고생, 40일째 의식불명

기사입력 2025.06.19. 오후 04:27
 어린이날이던 지난 5월 5일, 경기도 과천시에서 주행 중이던 덤프트럭에서 갑작스럽게 바퀴가 이탈하며 이를 피하지 못한 여고생이 중상을 입고 40일 넘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사고가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사고는 오후 1시쯤 과천시 갈현삼거리에서 발생했다. 인덕원 방향으로 주행 중이던 25톤 덤프트럭의 좌측 4열, 즉 마지막 복륜 구조의 바퀴가 주행 중에 도로 위에서 이탈했다.

 

덤프트럭의 바퀴는 타이어 2개가 함께 장착된 복륜 구조로, 무게만 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바퀴는 오르막길 구간에서 분리돼 관성에 의해 앞으로 굴러가기 시작했고, 이후 내리막길을 만나며 가속이 붙었다. 이탈 직후 운전자는 이상을 감지하고 차량을 멈춘 뒤 경찰에 사고 사실을 신고했지만, 이미 바퀴는 수십 미터를 굴러가 버린 뒤였다.

 

치명적인 사고는 도로 반대편에 위치한 임시 버스정류장에서 벌어졌다. 그곳에는 등굣길을 마친 것으로 추정되는 여고생 A양과 40대 남성 B씨, 20대 여성 C씨 등 3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행하던 차량에서 이탈한 바퀴는 도로 경사를 따라 내리막길을 질주하듯 굴러가 이들 세 명을 순차적으로 덮쳤고, 특히 A양은 머리를 크게 다치며 쓰러졌다. A양은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현재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이후 40일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A양은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오가는 상태다.

 

경상을 입은 B씨와 C씨는 각각 치료를 받은 후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충격적인 사고 당시의 상황과 여고생의 심각한 상태가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제로 과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양이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며 시민들의 우려와 안타까움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 당시 덤프트럭 운전자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정상적으로 운전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찰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운전자를 입건한 상태다. 현재 경찰은 차량의 정비 이력과 바퀴 이탈 원인을 중심으로 사고 경위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바퀴의 이탈이 정비 불량에 의한 것이었는지, 혹은 구조적 결함 때문인지가 핵심 쟁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복륜 구조인 덤프트럭 바퀴의 무게가 일반 승용차와는 비교할 수 없이 무겁고, 이탈 이후 경사진 도로에서 속도를 더한 것이 피해를 극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도심 도로에서 트럭 바퀴가 이탈해 100~200m 떨어진 버스정류장까지 질주한 것은 이례적이며, 당시 현장에 차량 통행량이 적었던 것도 바퀴가 방향 전환 없이 직진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한편, 피해 여고생 A양의 상태가 장기화되며 지역사회에서는 치료비 지원이나 사고 원인 규명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A양의 가족 및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사고의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덤프트럭 차량의 정비기록, 타이어 체결 상태, 사고 직전의 주행 영상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이번 사고는 덤프트럭과 같은 대형 차량의 정기적인 안전 점검과 정비의 중요성을 다시금 환기시키고 있다. 특히 트럭 바퀴 이탈로 인한 2차 피해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책 마련 필요성도 제기된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운전자 기소 여부 및 정비업체에 대한 과실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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